정부조직개편 - 아마추어리즘인가? 행정의 달인의 역작인가?

[이경숙 인수위원장, 정부조직개편 발표 전문] by 뷰스앤뉴스

이명박 당선자는 2007년 12월 19일 당선되었고, 이경숙 인수위원장의 인선은 12월 25일 알려졌다. 연말에 인선이 완료된 인수위가 활동한 시간은 많이 잡아야 25일이 채 되지 못한다. 그리고 그 활동 과정에서 여러가지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지지부진한 행태를 보여 말이 많았다. 그 동안 이슈화 된 것만, 운하, 건강보험, 금산분리, 이동통신 요금인하, 신불자지원, 유류세인하, 언론인 성향조사, 행정부처 보고에서의 고압적 태도논란 등등이다. 20여일만에 이렇게 많은 구설에 올랐다는 것은 그 만큼 인수위의 활동이 체계가 잡히지 못하고 부산하고 급하게 진행되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무려 하루 이틀에 한 번씩 논란을 일으킨 꼴이니 말이다.

그런 인수위원회가 큰 건을 하나 발표했다. 통일부, 해양수산부, 정보통신부, 여성가족부, 과학기술부를 폐지하는 것을 필두로 한 정부조직개편이다. 각 부처마다 각자 중요한 행정을 맡고 있던 곳이고, 관련되어서 많은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을 것이다. 5개 부서가 없어지고 통합된다는 것은, 일단 산하의 모든 사업이 정지된다는 것을 뜻한다. 빠르게 인수인계가 된다면 곧 사업들이 정상화되겠지만, 과연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구체적 통폐합 계획이 수립되었을까? 나는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전체 구성원의 5.3%인 7000명을 감축하겠다는 발표 뒤에는 그 7000명이 하던 사업의 연계와 노하우를 보존 발전시킬 세부 방안이 버티고 있는 것일까? 인수위원장이 7000명이라고 했으니, 그 후에도 다수의 감축이 더 이어질 것인데 과연 사람 숫자만 확 줄인다고 해서 바로 효율적인 정부로 갈 수 있을까?

5개 부처가 하는 일은 모두 법으로 규정된 국가 행정이다. 이 것을 고치기 위해서 단순히 "작은정부"니 "일 잘하는 효율적인 정부"니 하는 구호 이상의 구체적인 연구와 근거를 요구하는 것은 기본적인 일의 순서가 아닐까? 일단 저질러놓으면 어떻게든 일은 된다는 식의 주먹구구식의 발상으로 어떻게 세계화에 발맞추는 뛰어난 행정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아직 구체적인 정부조직개편안을 살펴본 것이 아니라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이런식으로 대충 준비없이 일을 하는 "아마추어"들이 5년간 해먹을 것을 볼 생각을 하니 맘이 편치 않다.


by ellouin | 2008/01/16 16:40 | 잡담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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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Executrix at 2008/01/16 23:30
좀 대박이었죠.
통폐합에 성공하더라도 그 결과로 생길 공룡부처들이 기존의 부처들이 하던 일을 모두 떠맡아 제대로 처리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한 예로, 일반적인 다른 국가들을 상대하는 부서와, 상당히 기괴하고 뒤틀어졌으며 상대하기조차 힘든 북한이라는 나라를 전문적으로 상대하는 부서를 하나로 묶어놓았을 때 과연 북한에 대해 기존과 같은 대응, 그리고 큰 틀에 맞춘 장기적인 계획이 가능할까요? 뭐 당선자가 이야기하는 것만 봐도 북한에 대해서는 별 생각(개념)이 없다는 게 드러납니다만. 거의 모든 사업이 북핵 포기를 조건으로 발동한다는 점도 그렇고 말이죠.

저는 특정 분야에는 그쪽에 특화된 부서가 필요하며 그에 따라 발생하는 비효율은 어느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즉 큰 정부주의자). 국가는 기업이 아니고, 처리해야 할 일의 복잡성 또한 차원이 다르니까요.
Commented by ellouin at 2008/01/19 07:14
그리고 일단 여러 부서들이 있음으로해서 생기던 상호 견제의 효용이 완전 없어지는 분위기이더군요. 이런 단일 구조에서는 한번의 실수가 파국으로의 직행티켓이 될 수도 있을텐데요. 견제와 균형의 미학 같은것엔 관심이 없으신가봅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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